일본 신칸센 티켓의 숨은 규정, "○○시내 / 도구내"를 알면 전철비가 공짜입니다
얼마전에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신칸센을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신칸센 표를 끊으면서 알게 된 규정이 하나 있는데, 이걸 모르고 그냥 타면은 안 내도 될 전철비를 두 번이나 더 내게 되더라구요.
별거 아닌것 같지만 알고 타는 사람과 모르고 타는 사람의 차이가 은근히 큽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제대로 써먹어 봤는데, 다음에 또 일본에서 신칸센을 탈 일이 있으면 무조건 이렇게 끊을것 같아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참고로 협찬 하나 없이 제 돈으로 직접 끊은 표이고, 실제 티켓 사진도 같이 첨부드립니다.
신칸센 표에 적혀있는 (市内), (都区内)이 대체 뭘까요
일본 JR 장거리 승차권을 보면은 출발지와 도착지 옆에 괄호로 (市内) 나 (都区内) 이라고 붙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문으로는 CITY ZONE, WARD AREA 라고 적혀 있죠.
이게 바로 특정도구시내(特定都区市内) 제도라고 하는 JR의 운임 계산 특례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거죠.
"이 표는 특정 역 하나가 아니라, 그 도시 안에 있는 JR 역 전체를 출발지(혹은 도착지)로 인정해 준다."
그러니까 제 표처럼 신오사카(시내) → 시나가와(도구내) 라고 찍혀 있으면은, 실제로는
- 출발 : 오사카시내 JR 역 아무데서나 승차 가능 (오사카, 신오사카, 텐노지, 쿄바시, 츠루하시 등)
- 도착 : 도쿄 23구내 JR 역 아무데서나 하차 가능 (도쿄, 시나가와, 신바시,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 등)
이렇게 되는겁니다. 신칸센 특급권은 신오사카 → 시나가와로 딱 정해져 있지만, 그 밑에 깔린 승차권(乗車券)은 도시 단위로 발권이 되는 셈이죠.
조건은 "편도 200km 초과"입니다
이 제도가 아무 표에나 붙는건 아니구요. 중심역 기준으로 편도 영업거리가 200km를 넘어야 적용이 됩니다. 오사카 ↔ 도쿄는 550km가 넘으니까 당연히 적용이 되구요.
반대로 신오사카에서 나고야까지는 190km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 특례가 적용이 안 됩니다. 그래서 나고야 정도의 거리를 갈때는 이 방법을 못 쓴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시면 좋겠네요.
대상 도시는 삿포로, 센다이, 도쿄, 요코하마, 나고야, 교토, 오사카, 고베, 히로시마, 기타큐슈, 후쿠오카 이렇게 11개 도시입니다. 우리가 흔히 가는 도시는 거의 다 들어가 있죠.
제가 실제로 써먹은 방법
신칸센은 아시다시피 오사카역이 아니라 신오사카역에 정차합니다. 그래서 오사카 시내에 묵고 있으면은 신오사카역까지 한 번 이동을 해야 하죠. 보통은 이럴때 그냥 IC카드 찍고 신오사카로 간 다음, 신오사카역에서 신칸센을 타는 식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는 이 규정을 모르고 있다가 신칸센 표 끊기전에 알게 되어서 신오사카역이 아니라 JR 오사카역에서 미리 표를 끊었습니다. JR오사카 역 안에도 신칸센을 끊을수 있는 창구와 키오스크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끊을때 오사카출발, 신오사카 출발 둘중에 고를수 있는데 저는 오사카 출발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실제 동선은 이렇게 짰습니다.
- JR 오사카역에서 신칸센 표 그대로 개찰구를 통과 → 신오사카역까지 이동
- 신오사카역에서 신칸센 환승 개찰구 통과 → 노조미 탑승
- 시나가와역 도착 → 개찰구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대로 JR 재래선(도카이 본선, 야마노테선)으로 환승 → 신바시역에서 하차
즉 오사카역 → 신오사카역, 그리고 시나가와역 → 신바시역, 이 두 구간의 전철비를 한 푼도 안 냈다는 이야기입니다. 표 한 장으로 다 커버가 되더라구요. 그리고 오사카역에서 신오사카역까지 가는 JR 열차는 열차 시간이 많지가 않더라구요. 확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탑승하는곳도 많은 철도가 출발하는 JR오사카역 쪽이 아니라 하루카가 정차하는 쪽에서 탔습니다.

신오사카(시내) → 시나가와(도구내) 신칸센 티켓
사진을 보시면은 티켓 왼쪽에 빨간색 도장이 두 개 찍혀 있는데, 위쪽이 「신오사카 입장(新大阪 入場)」, 아래쪽이 「시나가와 출장(品川 出場)」 입니다. 개찰 기록이 그대로 남아있는거죠. 그리고 표 하단에는 券面の都区市内各駅下車前途無効 라고 적혀 있는데, 이게 바로 이 제도의 핵심 문구입니다. 뒤에서 다시 설명드릴게요.
제가 그린샤를 끊은 이유는 제가 일본에 일주일 이상 여행 계획이 있어서 큰 캐리어를 끌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큰 캐리어를 놓을수 있는 맨 뒷자리를 끊어야 했고 거기다가 오사카 -> 도쿄 이동시 후지산 풍경을 보기 위해 창가 자리 두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자리가 일반석이 없어서 그린샤를 끊었습니다. 신칸센 일반 좌석도 넓고 쾌적합니다.
| 항목 | 금액 |
|---|---|
| 승차권 (乗車券) | 8,910엔 |
| 신칸센 특급권 (特急券) | 5,080엔 |
| 그린권 (グリーン券) | 5,400엔 |
| 합계 | 19,390엔 |
그래서 얼마나 아꼈냐
솔직히 말씀드리면 금액 자체가 크지는 않습니다. 계산해 보면 이 정도예요.
| 구간 | 원래 냈어야 할 요금 |
|---|---|
| 오사카 → 신오사카 | 180엔 |
| 시나가와 → 신바시 | 199엔 (IC 기준) |
| 합계 | 약 379엔 |
380엔 정도니까 편의점 커피 한두 잔 값이죠. 하지만 저는 금액보다도 "안 내도 되는 돈인데 몰라서 냈다"는 상황을 피했다는게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왕복으로 하면은 760엔이고, 일행이 두세 명이면은 금액이 또 달라지구요. 도쿄 도착 후 목적지가 신주쿠나 이케부쿠로처럼 더 먼 곳이면은 아끼는 금액이 더 커집니다. 저는 그동안 이거를 몰랐어서 오사카 -> 도쿄 신칸센 이동시 개찰하고 나가서 전철로 이동을 했었거든요.
주의할 점 (여기가 함정입니다)
좋은 점만 적으면 안 되겠죠. 이 제도에는 확실한 함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중간에 개찰구 밖으로 나가면은 그 순간 표가 끝납니다.
티켓에 적힌 下車前途無効가 딱 이 뜻이에요. 예를 들어서 시나가와에서 내려서 "잠깐 밥이나 먹고 다시 신바시 가야지" 하고 개찰구를 나가버리면은, 그 표는 거기서 회수되고 신바시까지는 새로 요금을 내야 합니다. 저도 시나가와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살짝 있었는데 꾹 참았습니다ㅎ
둘째, JR만 됩니다.
오사카 메트로, 도쿄 메트로, 사철(한큐, 킨테츠 등)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오사카시내라고 해서 오사카 메트로를 공짜로 탈 수 있는게 절대 아니에요. 이거 헷갈리시는 분들이 은근히 많더라구요. 오사카에서 가장 많이 타는 노선중 하나인 미즈도시선은 오사카 메트로 관할이라 포함이 되지 않습니다. 오사카 순환선이 JR 관할이죠.
셋째, 구역 밖으로 나가면은 추가 요금입니다.
도쿄 23구를 벗어나는 카와사키, 요코하마, 키치죠지 같은 곳은 「도쿄도구내」에 포함이 안 됩니다. 오사카 쪽도 마찬가지로 아마가사키나 스이타는 「오사카시내」가 아니구요. 숙소가 이런 곳이면은 이 방법의 효과가 줄어듭니다.
넷째, 방향은 지켜야 합니다.
오사카시내 안에서 이 역 저 역 마음대로 왔다갔다 하라는 뜻이 아니라, 어디서든 한 번 타서 목적지 방향으로 가라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은 상식선에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하나 더, 표는 미리 끊으세요
저는 출발 전날인 4월 20일에 오사카역에서 미리 발권을 했습니다. 승차권 유효기간이 4월 24일까지로 넉넉하게 나오더군요. 장거리 승차권은 거리에 따라 유효기간이 며칠씩 붙기 때문에, 당일 아침에 허둥지둥 창구에 줄 서는 것보다 하루이틀 전에 여유있게 끊어놓는게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특히 미도리노마도구치(초록 창구)는 아침 시간대에 줄이 꽤 깁니다. 저처럼 좌석 지정까지 확실하게 하고 싶으신 분들은 전날 발권을 추천드려요. 이번에 전날 끊어두길 정말 잘했다 싶었습니다.
결론
일본에서 200km가 넘는 장거리 신칸센을 탄다면은, 표에 (市内) 또는 (都区内)이 붙어있는지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붙어 있다면은 출발 도시와 도착 도시의 JR 역 구간은 이미 표값에 포함이 되어 있는 것이니, 굳이 IC카드를 따로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하시면은 곤란합니다. 중간에 개찰구를 나가는 순간 표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도착지에서 짐을 맡기거나 잠깐 들를 곳이 있다면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JR이 아닌 지하철·사철 구간은 어차피 따로 내야 하니, 숙소 위치에 따라 실익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내 숙소가 JR 역 근처이고, 중간에 나갈 일이 없다" 면은 이 방법 강추 드립니다. 아는 만큼 아끼는게 여행 경비니까요. 저는 이번에 380엔 아끼고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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